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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책16

책 '오역하는 말들' (황석희, 번역가, 다정함) 황석희 번역가의 에세이 『오역하는 말들』은 영화 속 자막을 넘어,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말과 마음의 오역을 섬세하게 포착한 책이다. 번역이라는 렌즈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따뜻한 기록이다.1. 같은 언어 안에서도 번역은 필요하다 『오역하는 말들』은 영화 번역가 황석희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에세이로, 제목부터 이 책의 핵심을 드러낸다. “같은 언어 안에서도 번역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말에는 번역이 필요 없는 명확한 의미보다는 각자의 해석과 뉘앙스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우리는 모두 말하고 듣지만,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을까? 황석희는 “오역하는 말들” 속에서 우리가 종종 무심코 놓치는 진심, 혹은 왜곡된 해석을 짚어낸다.이 책은 외국어 번역이 아닌, 일상.. 2025. 9. 15.
책 <번역: 황석희> 리뷰 (책, 에세이, 감상) 자막 번역가로 익숙한 이름, 황석희. 그가 이번에는 번역이 아닌 본인의 언어로 삶을 써내려간다. 『번역: 황석희』는 영화 자막을 벗어나, 일상과 감정을 담백하게 풀어낸 따뜻한 에세이다. ‘사실 우리는 모두 번역가’라는 그의 문장 속에서, 나의 감정과 기억 또한 새롭게 번역되기 시작한다.‘번역: 황석희’라는 문장, 그리고 사람‘번역: 황석희’는 엔딩크레딧 속 익숙한 표기다. 하지만 이번엔 그 이름이 책 표지 정면에 새겨졌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번역가’의 모습을 넘어,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이다. 『번역: 황석희』는 번역가로서, 동시에 일상 속 관찰자로서 살아가는 그가 세상과 감정을 어떻게 번역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SNS에 올렸던 짧은 글들과 새로운 글들을 엮.. 2025. 9. 12.
책 <꿀벌의 예언> (2053년, 꿀벌실종, 미래경고) 2053년, 지구는 꿀벌이 사라진 충격적인 미래에 직면한다. 인류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자연 생태계는 붕괴하고, 이로 인해 식량난과 전쟁, 멸종의 위기가 닥친다.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을 통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과연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은 현실의 과학과 역사를 배경으로 한 상상력의 여정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행동’을 묻는다.2053년의 지구, 꿀벌 없는 미래소설의 주인공 르네는 2053년의 미래를 경험하고 돌아온다. 지구는 이제 평균기온 43도를 넘는 극심한 온난화 상태이고, 세계 인구는 150억 명에 달한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꿀벌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꿀벌이 없어진 결과로 꽃식물 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식량 부족이 심화되고.. 2025. 8. 27.
성해나 소설 <두고 온 여름>, 여름에 읽기 좋은 책 성해나의 소설 은 가족이지만 가족이 아니었던 두 사람, 기하와 재하의 재회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실패한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아닌, 다정하지 못했던 시절을 정직하게 돌아보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여름의 공기처럼 아프고 따뜻하게 독자에게 다가오는 감정 서사 소설이다.1. 가족도 아닌데 가족인 척해야 했던 시간성해나의 장편소설 은 한 장의 ‘가족사진’으로부터 이야기가 출발한다. 매년 여름, 사진사였던 아버지가 찍어주던 기하의 독사진 대신, 열아홉 살 여름에는 처음으로 재혼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게 된다. 그러나 이 ‘가족’은 이름만 가족일 뿐, 기하에게는 낯설고 억지스러운 공동체일 뿐이다.기하가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거부감이 아니다. 자신에게는 없었던 애정을 재하에게 전심전력으로 쏟는 아버지를 보.. 2025. 8. 25.
책 <홍학의 자리> 감상 | 한국 미스터리의 새 지평 정해연 작가의 는 ‘누가 죽였을까’로 시작해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반전이 아주 강렬하지만, 단순히 반전 하나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에도 생각이 멈추지 않는 책이었다.1. “호수가 다현을 삼켰다” — 첫 장면부터 몰입하게 되는 분위기책은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호수에 누군가의 시신이 유기되는 장면. 그리고 그 이름, ‘다현’.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 인물을 상상하게 되는데, 작가는 그 상상이 얼마나 단단한 ‘선입견’이었는지를 아주 늦은 타이밍에 조용히 깨뜨린다.처음엔 피해자가 누구인지, 왜 죽임을 당했는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자는 이 이야기가 단순한 범죄 수사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다현이라는 인물은 이름만 .. 2025. 8. 24.
책 <위대한 그의 빛> | 뉴욕에서 서울로, 공간이 바뀐 위대한 개츠비 심윤경 작가의 장편소설 은 의 원형 서사를 한국 서울이라는 배경 위에 치밀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욕망, 사랑, 신화화된 인물,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만들어낸 계급의 풍경을 성수동과 압구정동이라는 서울의 두 지역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낸다. 고전의 재해석으로서도, 한국 사회의 빛과 어둠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으로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1.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성수동과 압구정이라는 한국의 풍경은 단순한 ‘현대판 개츠비’가 아니다. 원작 의 핵심 서사를 가져오되, 2020년대 서울이라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공간 위에서 재구성된다. 주인공 제이 강은 강재웅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기억에 머무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한 삶을 실현해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꿈은 다름 아닌 유연지라는 인물과.. 2025.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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