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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107

책 〈파과〉, 60대 여성 킬러의 이야기이자 존재에 대한 기록 는 구병모 작가가 쓴 장편소설로, 60대 여성 킬러 '조각'의 내면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나이가 들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과거의 기억, 몸에 새겨진 습관, 그리고 생존을 위한 차가운 태도. 읽는 내내 조각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번져와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 속에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기 위해 빛난다는 “청부 살인”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존재의 가장 어두운 면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삶을 버티고, 기억을 안고, 사라짐을 받아들이는지를 탐색하는 서정적인 문장으로 가득하다.구병모 작가 특유의 장문 묘사는 처음엔 다소 숨 막히게 느껴지지만, 그 반복적인 리듬과 디테일 덕분에 조각이라는 인물에 깊이 이입하.. 2025. 8. 6.
〈유진과 유진〉 소설 vs 뮤지컬 | 두 번의 울림 소설로 먼저 만났던 을 뮤지컬로 다시 마주했다. 한 번은 활자로, 또 한 번은 노래와 몸짓으로.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같았지만, 감정의 결은 더욱 짙어졌다.먼저 읽은 소설, 그리고 무대 위의 재회뮤지컬 을 보기 전에, 먼저 원작 소설을 읽었었다. 유아성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상처를 감싸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큰유진과 작은유진이 각자 부모의 태도에 따라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그날’을 견디고 살아가는지를 따라가며, 독자로서 나 또한 그 상처를 함께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나무의 옹이가 뭐겄어? 몸뚱이에 난 생채기가 아문 흉터여. 그런 옹이를 가슴에 안고 사는 한이 있어도 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이 대사는 책에서도, 무대 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문장이었다.. 2025. 8. 5.
무대 위 〈디어 에반 핸슨〉은 달랐다 | 넷플릭스로는 부족했던 감정선 2024년 4월, 뮤지컬 을 무대에서 직접 관람했다. 이전엔 넷플릭스 영화로만 접했던 작품이 무대에서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체감된 감정선과 서사 깊이는 확연히 달랐다. 이번 후기를 통해 영화와 무대의 차이를 비교해보며 각각의 매력을 정리해본다.1. 넷플릭스 영화로 먼저 본 | 정제된 감정과 영상미영화 은 베스트셀러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버전으로, 영상미와 배우의 클로즈업 연기로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영화에서는 카메라의 움직임, 음악의 흐름, 배우의 눈빛 등이 하나의 리듬처럼 맞물리며 스토리를 정제된 방식으로 풀어낸다.하지만 그만큼 모든 장면이 ‘편집’과 ‘구성’ 안에 놓여 있어서, 감정이 조금 더 간접적으로 다가오는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에반의 고독이나 불.. 2025. 8. 4.
뮤지컬 <위키드> 후기 | 두 마녀가 이끈 무대, 그 진심이 닿았다 2025년 뮤지컬 내한공연이 에메랄드시티로 우리를 초대했다. 이미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공연된 적 있는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버전 그대로의 무대, 음악, 의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어린이 관객부터 기존 팬까지 모두가 몰입한 이번 공연은 음향, 캐스트, 구성 면에서 어떤 인상을 남겼을까?1. 구성과 연출 – 영화를 본 사람도 새롭게 느낀 무대의 힘뮤지컬 는 속 마녀 ‘엘파바’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단순한 선악 구도 너머에 존재하는 오해와 진실, 여성 간의 우정, 정치적 메시지까지 다층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번 내한공연은 정통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으로, 기존 한국 라이선스 공연과는 연출, 무대미술, 의상 디테일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특히 에메랄드 시티의 세트.. 2025. 8. 2.
책 <천 개의 파랑> | K-SF의 대표작, 기계보다 따뜻한 감성 SF 천선란 작가의 장편소설 은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으로, 기계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섬세하게 묘사한 감성 SF 소설이다. 국내 연극·뮤지컬을 거쳐 최근 워너브라더스 픽처스와 영화화 계약을 맺으며 한국 SF 문학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SF소설의 새로운 감성 | 기수 로봇 ‘콜리’의 시선의 시작은 매우 특별하다.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 ‘콜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연다. 콜리는 말을 타는 기수로 개발된 로봇으로, 인간을 모방하지만 감정을 ‘이해’하는 존재다. 사고로 인해 더 이상 말을 탈 수 없게 된 후, 폐기 위기에 놓인 콜리는 인간 가족들과 지내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경험한다.SF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분위기는 차갑거나 기계적이지 않다. 오히려 잔잔하고 따뜻하며 슬픈 .. 2025. 8. 1.
대학로 감성 충만 뮤지컬 <긴긴밤> 리뷰 2025년 3월, 대학로에서 엄마와 함께 처음으로 뮤지컬 을 관람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동물 우화 형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이었다. 단순히 뮤지컬 이상의 의미를 가진, 잊지 못할 관극 경험이었다.코뿔소의 선택과 성장 | 고아원을 떠난 이유뮤지컬 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코뿔소는 ‘선택의 날’을 맞는다. 고아원에 남아 익숙하고 안전한 일상을 이어갈지, 아니면 세상 밖으로 나가 같은 종족인 코뿔소를 만나볼지. 코뿔소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정을 내린다.이 선택은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자아 정체성과 삶의 방향에 대한 주체적인 결정이다. 고아원에서는 안전하지만, 진짜 자신을 찾을 수 없었기.. 2025.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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