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기간 : 2025.09.16. ~ 2025.11.23
- 공연장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 캐스트
안토니오 살리에리: 김재욱, 권율, 문유강, 박호산
콘스탄체 베버: 조인, 이은정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김준영, 최정우, 연준석
작은 바람들: 김하연, 유희지, 표근률, 강현성, 이유나, 권강민
카테리나 카발리에리: 박진주
요제프 황제: 김지욱, 김민수
연극 <아데우스>는 영화 <아마데우스>를 원작으로 한 무대 작품으로, 2023년 2월 12일부터 4월 11일까지 진행된 삼연 기간에 관람했다. 당시 차지연 배우가 젠더프리 캐스팅으로 살리에리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으며, 무대에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꼭 챙겨본 작품이었다.
차지연의 살리에리, 기대를 넘어선 몰입감
영화와 유튜브 요약본으로만 접했던 <아마데우스>를 무대에서 직접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차지연의 살리에리’라는 캐스팅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공연 전에는 당연히 살리에리에 대한 연민이 가장 클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모차르트 역시 안쓰럽고, 살리에리가 나쁘게 느껴졌다가도 다시 불쌍하게 여겨지는 등 감정이 계속 흔들렸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가장 먼저 알아봤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작 자신의 음악에 대중이 보내는 찬사는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하고, 모차르트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공연 횟수를 제한하는 등 권모술수까지 쓰며 가난과 고통을 안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의 공연은 빠짐없이 찾아보는 ‘덕후’ 같은 면모도 가진다.
150분의 독백, 숨 돌릴 틈 없는 열연
150분 동안 숨 가쁘게 이어지는 대사와 독백 속에서 차지연 배우의 연기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1막의 끝, 살리에리가 신에게 울부짖으며 원망을 쏟아내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2막에서 모차르트가 레퀴엠을 읊고, 살리에리가 그것을 악보로 받아 적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점점 죽어가는 모차르트의 모습은 마치 디멘터에게 영혼을 빼앗기는 듯했고, 객석의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천재들이 공존했던 시대
동시대에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이 함께 존재했던 시대. <아데우스>는 그 ‘미친’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하고, 동경하고, 파괴하려 하면서도 끝내 그의 음악에 매혹당하는 살리에리의 복잡한 내면이 차지연 배우의 연기를 통해 생생하게 살아났다.
한편, <아데우스>는 오는 2025년 9월 16일부터 11월 2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음악과 인간, 그리고 질투와 존경이 교차하는 이 무대를 놓치지 말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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