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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책

책 〈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 | DMZ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테러와 침묵

by 취향기록노트 2025.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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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

<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은 “만약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지 못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한반도가 여전히 삼국 체제로 나뉘어 있는 세계관 속, DMZ에 세워진 ‘삼국평화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진다. 가벼운 설정처럼 보이지만, 실제 정치·사회 현실을 절묘하게 반영하며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사투리와 국가 설정의 창의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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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설정 중 하나는 각 나라 학생들이 자국의 사투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고구려는 북한 말투, 백제는 전라도 사투리, 신라는 경상도 사투리로 말한다. 이러한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며, 각국의 고유한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각 나라의 특성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었다. 예를 들어 고구려는 군사 강국, 신라는 뷰티 산업 중심, 백제는 IT 강국으로 묘사된다. 한반도의 역사를 배경으로 삼은 픽션이지만, 그 안에는 현대 사회와 맞닿은 요소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단순한 설정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풍자와 은유로 확장되는 깊이를 경험할 수 있다.

10대의 시선으로 그리는 정치 풍자

테러가 벌어진 ‘삼국평화고등학교’는 말 그대로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지만, 이야기는 테러로 인해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무장한 가야 테러리스트들이 학교를 점령하고, 삼국 연합국가에 독립을 요구하며 사건은 본격화된다.

흥미로운 점은, 각국 정부가 눈치를 보느라 인질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설정이다. 학생들은 결국 국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상황을 극복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학생이 희생된다. 이 장면은 독자에게 뼈아픈 현실감을 안긴다. 누군가 구조해주길 기다리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오지 않는... 그 상황은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도 한다.

'채널십오야' 미미 추천작의 반전 울림

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에서 오마이걸 미미(김미현)가 추천한 책이라는 점에서 처음엔 가볍게 접했지만, 예상 외로 깊은 감정의 파동과 사유를 안겨준 작품이다. 10대 등장인물 중심의 이야기지만, 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라 현실 정치와 사회적 비극에 대한 은유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인질 상황 속에서 각자의 사연을 지닌 학생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극적 장치를 넘어서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준다. ‘가야의 독립’이라는 설정조차도, 작은 목소리들이 무시당하고 묻혀버리는 현실을 상징하는 듯하다. 읽고 나면, “이건 SF도 판타지도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다른 얼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 10대가 주인공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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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은 뛰어난 설정과 흡입력 있는 서사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청소년 소설이다. 하지만 10대만을 위한 책이라고 보기에는 그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다양한 상징을 통해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흥미를 넘어서, “기억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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