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기간 : 2025.09.19 ~ 2025.12.14
- 장소 :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
- [ 캐스트 ]
윤재: 문태유, 윤소호, 김리현
곤이: 윤승우, 김건우, 조환지
도라: 김이후, 송영미, 홍산하
엄마: 금보미, 이예지
할머니: 강하나, 허순미
심박사: 이형훈, 안창용
윤교수: 김보현, 송상훈
친구: 김효성, 김현기
손원평의 장편소설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와 분노로 가득 찬 소년 ‘곤’의 이야기를 통해, 다름을 이해하고 품는 법을 담아낸 작품이다. 폭력과 상처, 결핍 속에서 두 인물이 서로에게 다가가며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성장기를 넘어, 사회가 품어야 할 다양성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만든다. 이 작품은 2022년 4월 2일부터 5월 1일까지 뮤지컬로 초연되었으며, 오는 2025년 9월 19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1. 감정을 모르는 소년, 윤재
윤재는 편도체 이상으로 공포나 분노, 슬픔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상황에 맞는 반응을 하지 못해 오해를 받기 일쑤다. 그런 그에게 세상은 끊임없이 ‘정상’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다름을 문제로 규정한다. 이야기의 초반부에서 윤재의 어머니가 폭력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진다. 그 사건 이후, 윤재는 보호자 없이 세상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생존의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계 속에서도 그는 관찰과 학습을 통해 ‘공감’이라는 낯선 영역으로 서서히 걸어 들어간다.
2. 폭력 속에 살아온 소년, 곤
곤은 윤재와 정반대의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폭력에 노출되어 분노와 공격성이 몸에 밴 소년. 그는 사소한 말에도 주먹을 날리고, 세상을 불신하며 산다. 그러나 곤의 폭력성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자란 환경의 산물이다. 학교에서 우연히 윤재와 부딪히며 시작된 관계는 처음엔 거칠고 불편했지만, 서서히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고 이해하는 쪽으로 변한다. 특히 곤이 윤재의 곁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는 장면은, 그가 단단하게 닫아두었던 마음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윤재는 곤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곤은 윤재를 통해 분노를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
3. 다름을 품는 사회로 가는 길
<아몬드>의 세계에서 윤재와 곤은 사회가 쉽게 외면하거나 규정짓는 ‘다름’을 가진 인물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을 불완전한 존재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결핍이 서로를 채우는 과정을 보여주며, 다름이야말로 관계를 깊게 만드는 힘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윤재가 곤에게 건넨 작지만 단단한 이해, 곤이 윤재에게 보여준 진심은 독자로 하여금 ‘공감의 시작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뮤지컬로 각색된 무대에서도 이 주제는 음악과 연기로 더욱 선명해진다. 초연 당시에도 두 배우의 대비되는 에너지가 큰 호평을 받았으며, 2025년 재공연은 이 감동을 다시 한 번 무대 위에서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아몬드>는 단순한 청소년 성장 소설이 아니다. 폭력과 결핍, 그리고 다름 속에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과정을 담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해와 포용’의 방향을 제시한다. 뮤지컬 무대에서 이 이야기는 음악과 감정의 울림을 통해 더욱 깊이 다가온다. 2022년 초연을 놓쳤더라도, 2025년 재공연은 이 감동을 직접 경험할 절호의 기회다. 윤재와 곤이 보여주는 ‘다름을 품는 법’은 무대 밖 우리의 삶에도 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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