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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사진결혼 배경의 여성서사 이금이 작가의 장편소설 은 일제강점기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 여성들의 삶을 배경으로 한다. 사진결혼이라는 독특한 역사적 장치를 통해 여성 이민자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조명하며, 여성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된다. 감동과 역사, 문학적 완성도가 공존하는 소설이다.1. 사진결혼, 식민지 여성의 운명을 결정짓다의 중심 배경은 일제강점기 한인 이민 역사 중 하나인 ‘사진결혼’이다. 이는 조선에서 하와이로 이주한 독신 남성 노동자들이 고국에 있는 여성과 사진만으로 혼인 계약을 맺고, 여성들이 이후 신랑의 나라로 건너가 살아가는 결혼 형태를 말한다. 작가는 이 제도를 단순한 결혼 방식이 아닌, 여성을 둘러싼 식민지 사회의 억압적 구조로 해석한다.주인공 버들, 홍주, 송화는 각기 다른 이유로 하와이로 이주한.. 2025. 8. 16.
책·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프로파일러가 본 범죄와 사회 은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선생님의 실무 경험을 토대로, 범죄자의 심리를 추적해 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낸 논픽션이다. 사건의 팩트 나열을 넘어 프로파일러가 사건 현장에서 마주한 감정과 윤리적 고민까지 따라가게 만들며, 활자를 통해 한 편의 범죄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을 제공한다. 첫 장부터 내가 살던 동네 인근에서 벌어진 사건이 다뤄져 섬뜩함이 배가되었고, 읽는 동안 여러 번 멈춰 숨을 고르게 했다.책: 프로파일링의 과정과 프로파일러의 감정이 책의 장점은 ‘프로파일링이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질문에 단계적으로 답한다는 점이다. 현장 정보의 취합, 행동 분석, 범인의 가능성 좁히기, 범죄자 유형화 등 수사 심리의 기본 공정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전개된다. 덕분에 독자는 “통찰이 번쩍한.. 2025. 8. 11.
책 〈아몬드〉 | 다름을 품는 법, 2025 뮤지컬 재공연 소식까지 공연 기간 : 2025.09.19 ~ 2025.12.14장소 :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 캐스트 ]윤재: 문태유, 윤소호, 김리현 곤이: 윤승우, 김건우, 조환지 도라: 김이후, 송영미, 홍산하 엄마: 금보미, 이예지 할머니: 강하나, 허순미 심박사: 이형훈, 안창용 윤교수: 김보현, 송상훈 친구: 김효성, 김현기손원평의 장편소설 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와 분노로 가득 찬 소년 ‘곤’의 이야기를 통해, 다름을 이해하고 품는 법을 담아낸 작품이다. 폭력과 상처, 결핍 속에서 두 인물이 서로에게 다가가며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성장기를 넘어, 사회가 품어야 할 다양성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만든다. 이 작품은 2022년 4월 2일부터 5월 1일까지 뮤지컬로 초연되었으며, 오는 2025년 9월 1.. 2025. 8. 8.
책 〈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 | DMZ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테러와 침묵 은 “만약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지 못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한반도가 여전히 삼국 체제로 나뉘어 있는 세계관 속, DMZ에 세워진 ‘삼국평화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진다. 가벼운 설정처럼 보이지만, 실제 정치·사회 현실을 절묘하게 반영하며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사투리와 국가 설정의 창의적 해석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설정 중 하나는 각 나라 학생들이 자국의 사투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고구려는 북한 말투, 백제는 전라도 사투리, 신라는 경상도 사투리로 말한다. 이러한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며, 각국의 고유한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낸다.또한, 각 나라의 특성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었다. 예를 들어 고구려는 군사 강국,.. 2025. 8. 7.
책 〈파과〉, 60대 여성 킬러의 이야기이자 존재에 대한 기록 는 구병모 작가가 쓴 장편소설로, 60대 여성 킬러 '조각'의 내면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나이가 들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과거의 기억, 몸에 새겨진 습관, 그리고 생존을 위한 차가운 태도. 읽는 내내 조각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번져와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 속에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기 위해 빛난다는 “청부 살인”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존재의 가장 어두운 면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삶을 버티고, 기억을 안고, 사라짐을 받아들이는지를 탐색하는 서정적인 문장으로 가득하다.구병모 작가 특유의 장문 묘사는 처음엔 다소 숨 막히게 느껴지지만, 그 반복적인 리듬과 디테일 덕분에 조각이라는 인물에 깊이 이입하.. 2025. 8. 6.
〈유진과 유진〉 소설 vs 뮤지컬 | 두 번의 울림 소설로 먼저 만났던 을 뮤지컬로 다시 마주했다. 한 번은 활자로, 또 한 번은 노래와 몸짓으로.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는 같았지만, 감정의 결은 더욱 짙어졌다.먼저 읽은 소설, 그리고 무대 위의 재회뮤지컬 을 보기 전에, 먼저 원작 소설을 읽었었다. 유아성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상처를 감싸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큰유진과 작은유진이 각자 부모의 태도에 따라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그날’을 견디고 살아가는지를 따라가며, 독자로서 나 또한 그 상처를 함께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나무의 옹이가 뭐겄어? 몸뚱이에 난 생채기가 아문 흉터여. 그런 옹이를 가슴에 안고 사는 한이 있어도 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이 대사는 책에서도, 무대 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문장이었다.. 202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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