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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책과 드라마 비교 리뷰: <레슨 인 케미스트리>

by 취향기록노트 2025. 7. 29.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1960년대 성차별적 사회 속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애플TV 드라마 <Lessons in Chemistry>로도 제작되어 원작의 매력을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 책과 드라마를 비교하며 느낀 차이점과 인상적인 포인트를 정리했다.

책 속 엘리자베스 조트와 드라마의 캐릭터 해석

책의 엘리자베스 조트는 철저히 과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여성이다. 커피를 내릴 때조차 시간, 온도, 용량을 실험처럼 분석하고, 요리를 화학 실험으로 대하는 태도는 그녀의 지성과 개성을 잘 드러낸다. 원작 소설 속 그녀는 매우 단단하고 독립적인 성격으로, 사회의 편견에 맞서며 스스로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애플TV 드라마에서는 엘리자베스의 매력을 좀 더 대중적으로 다듬었다. 책보다 감정선이 강조되고,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쉽도록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드라마 속 엘리자베스는 사랑과 상실, 좌절을 표현할 때 더욱 감정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책 속 엘리자베스의 '냉철하고 당당한 태도'가 더 매력적이었지만,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그녀를 이해하고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강했다.

책과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차이

책에서는 엘리자베스의 과거와 현재가 화학이라는 큰 주제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연구소에서의 해고, 사랑하는 연인 캘빈 애번스와의 관계, TV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새로운 시작이 논리적으로 이어진다. 책은 내면의 독백과 세밀한 서사가 강점이라, 엘리자베스의 심리 변화나 사회에 대한 비판을 깊게 담아낼 수 있었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위해 시각적 장치와 에피소드 구성을 적극 활용했다. 예를 들어 TV 요리 프로그램 장면에서는 스튜디오의 조명, 카메라 워크, 시청자들의 반응까지 세밀하게 표현해 시각적인 재미를 준다. 책에서는 단순히 문장으로 표현되던 요리 장면이 드라마에서는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연출되며, 엘리자베스가 요리를 화학 강의처럼 진행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다. 책에서 더 깊이 다뤄졌던 과학적 설명이나 사회적 통찰은 일부 축약되었지만, 드라마는 대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강하여 풍성한 서사를 만들었다.

여성의 독립, 그리고 ‘요리는 화학’이라는 메시지

책과 드라마 모두 공통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요리는 화학이다’, 그리고 ‘여성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라는 점이다. 책 속 엘리자베스는 요리를 통해 과학적 사고를 대중에게 전파하고, 드라마 속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여성의 독립과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드라마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방송의 엔딩 멘트였다.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대사는 책에서도 감동적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배우의 표정과 목소리가 더해져 더욱 현실적이고 울림 있게 다가왔다. 마리 퀴리가 연상되기도 해서 책과 드라마 모두, 엘리자베스 조트는 단순히 허구의 캐릭터가 아니라 ‘당대의 모든 여성 과학자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느껴졌다.

책과 드라마를 함께 즐기는 팁

책은 엘리자베스의 내면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드라마는 시각적으로 그 세계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그래서 두 매체를 함께 즐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책을 먼저 읽으면 드라마에서 인물들의 감정과 배경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고, 드라마를 먼저 본 사람이라면 책에서 더 깊이 있는 심리와 사회적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 빠진 과학적 디테일이나 세밀한 서사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어 보완적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책과 드라마 모두 각자의 장점이 뚜렷한 작품이다. 책은 사회적 통찰과 과학적 재미를 깊게 담아냈고, 드라마는 시각적 완성도와 감정선을 극대화했다. 두 매체를 모두 경험하면 엘리자베스 조트라는 인물이 던지는 메시지를 훨씬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당차고 똑똑한 여성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이 책과 드라마 모두 추천하고 싶다. 마치 ‘내 인생의 화학 실험’을 해보고 싶어지는 강렬한 자극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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