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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뮤지컬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 차가운 진실보다 따뜻한 신념을 선택하는 여정

by 취향기록노트 2026.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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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공연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GS아트센터)
공연 기간 2025.12.02 ~ 2026.03.02
러닝 타임 140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 캐스팅 파이: 박정민
출연진 아버지: 황만익
엄마/간호사/오렌지주스: 송인성
오카모토/선장: 정호준
루루 첸: 김지혜
요리사/리차드 파커 목소리: 이승헌
쿠마르/자이다 칸: 신진경
마마지/판딧지: 한규정
그랜트존스중령/마틴신부/러시아선원: 전걸
라니: 박찬양 / 커버: 권상석
리차드파커: 임원, 강은나, 강장군
퍼펫티어: 박재춘, 김예진, 임우영, 김시영, 최은별, 이지용

1. 줄거리: 망망대해 위, 소년과 호랑이의 227일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정부의 압박을 피해 동물들과 함께 캐나다행 화물선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폭풍우로 배는 침몰하고, 오직 소년 '파이'만이 구명보트에 올라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다.

보트 위에는 파이 혼자가 아니었다. 굶주린 하이에나, 얼룩말, 오랑우탄, 그리고 거대한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함께였다. 약육강식의 법칙 속에 결국 보트 위에는 소년과 호랑이만이 남게 된다. 파이는 리처드 파커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그리고 고립된 바다에서 미치지 않기 위해 호랑이를 길들이며 처절한 227일간의 생존 사투를 벌인다.

2. 무대 예술의 정점, 생동감 넘치는 퍼펫 연출

이번 연극의 가장 큰 시각적 성취는 단연 동물 퍼펫들이다. 리처드 파커를 비롯해 여러 동물이 등장하는데, 퍼펫의 움직임이 매우 정교하여 놀라움을 자아낸다.

  • 디테일의 힘: 사람이 조종하는 인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반사적으로 씰룩거리는 귀와 꼬리, 숨을 쉴 때마다 오르내리는 흉곽의 움직임은 생동감이 넘친다.
  • 압도적인 현장감: 특히 리처드 파커가 객석을 응시할 때, 실제 호랑이와 시선을 맞춘 듯한 전율은 오직 공연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다. 무대 위에 실제 호랑이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3. 소년 '파이'의 눈빛이 변하기까지 (박정민 배우의 열연)

박정민 배우가 그려낸 파이의 서사는 소년의 천진함에서 시작해 처절한 생존자로 끝을 맺는다.

  • 본능적 자아의 수용: 살생을 멀리하던 맑은 눈의 소년이 극한의 상황에서 내 안의 가장 두려운 모습이자 생존을 위해 필요했던 본능적 자아인 '리처드 파커'를 기어이 받아들인다. 그 눈빛의 변화는 대견하면서도 가슴 아픈 성장의 증거다.
  • 가족이라는 이정표: 1막에서 가족들이 건넨 대사들은 절망적인 바다 위에서 파이를 지탱하는 이정표가 된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기준을 무너뜨려야 했던 파이를 보며 안쓰러움이 느껴지지만, 결국 그를 살린 것은 스스로의 의지와 가족들이 남긴 사랑의 조각들이었다.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


4. 어떤 이야기를 믿을 것인가: 진실을 넘어선 선택

과거 영화로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성적인 관점에서 '사람의 이야기'가 당연한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무대를 보고 난 후에는 마음이 바뀌었다.

파이의 말대로 이제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기꺼이 믿고 싶어진다. 그것이 비록 가공된 이야기일지라도, 우리가 삶의 비극과 고난을 견디고 나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차가운 사실보다 어쩌면 따뜻한 신념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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