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생활/뮤지컬

모르고 행복할 것인가?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줄거리 및 상징 분석

by 취향기록노트 2026. 1. 31.
728x90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 공연기간 2025.12.10 ~ 2026.03.08
  • 공연장소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
  • 러닝타임 150분 (인터미션 15분)
  • 관람일자 : 2026년 1월 30일 금요일
  • 캐스트 :
    까를로스 박정원
    후아나 전해주
    이그나시오 최석진
    도냐 페피따 문혜원
    미겔린 박영빈
    엘리사 김도원
    로리따 윤수아
    에스페란사 김하연
    안드레스 도정연
    알베르또 신은호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강렬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공연장을 나온 뒤에도 '진실'과 '행복'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관객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1. 돈 파블로 맹인학교: 안온한 기만의 성

학교의 분위기는 흡사 사이비 종교 집단 같았다. "우리는 정상인과 다름없다"는 '철의 정신' 아래, 학생들은 지팡이조차 쓰지 않은 채 박제된 행복을 누린다. 유일하게 앞을 보는 도냐 페피따를 두고 "앞을 본다는 건 예언자나 쓰는 표현 아니냐"며 비웃던 이그나시오의 등장은, 이 견고한 가스라이팅의 성벽에 균열을 일으키는 사건이었다.

2. 줄거리: 타오르는 갈망과 비극적 종말

평화롭던 학교에 전학생 이그나시오가 나타나 "우리는 어둠 속에 있다"는 금기된 진실을 설파하기 시작한다. 모범생 까를로스는 학교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그와 대립하지만, 이그나시오의 외침은 서서히 학생들의 마음을 잠식한다. 결국 '빛을 보고 싶다'는 불가능한 열망에 휩싸인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고, 학교의 질서를 수호하려는 까를로스와 도냐 페피따는 이그나시오를 제거할 결심을 한다.

어느 밤, 이그나시오는 의문의 추락사를 당한다. 소름 끼치는 지점은 그 이후다. 이그나시오를 따랐던 학생들은 그의 죽음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 "연습하다 사고가 난 것뿐"이라며 그를 부정하고, 다시 선글라스를 쓴 채 예전의 기만적인 평화로 돌아간다. 진실보다 안락함을 선택한 집단의 무서운 생존 방식이었다.

3. '단추공'의 운명과 지독한 딜레마

까를로스는 스스로를 부적격자를 녹여 규격화하는 '단추공'이라 정의하며 이그나시오를 제거했다. 하지만 배우가 교복 단추를 잠그고 풀며 보여준 그 불안한 연기는, 억눌린 본능이 결코 단추로 채워 가릴 수 없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그나시오가 오지 않았더라면 까를로스는 더 오래 '행복한 단추'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을 마주한 이상, 그 대가는 처절한 절망이었다.

4. "보인다"는 마지막 절규

 

도냐 페피따와 나란히 서서 단추를 잠그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까를로스. 하지만 극의 마지막, 그는 이그나시오가 그랬던 것처럼 빛을 갈망하며 "보인다"고 절규한다. 사자를 죽인 자가 결국 사자가 되어버린 비극. "나 자신을 죽이고 주인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다"라는 대사처럼, 그는 시스템이라는 주인을 위해 자신을 죽였으나 결국 진실이라는 새로운 주인에게 잠식당하고 만다.

 

"모르고 행복할 것인가, 괴로워도 진실을 마주할 것인가."

 

거짓된 틀 안에서 박제된 삶의 허무함을 알게 된 이상, 이제 다시는 그 전의 평화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뇌가 팽팽해지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지독한 여운을 남긴 공연이었다.

 

#뮤지컬 #타오르는어둠속에서 #뮤지컬타오르는어둠속에서 #이그나시오 #까를로스 #안토니오부에로바예호 #대학로뮤지컬 #뮤지컬후기 #뮤지컬리뷰 #뮤지컬줄거리 #뮤지컬결말 #단추공 #페르귄트 #철의정신 #연극리뷰 #공연기록 #문화생활 #티스토리블로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