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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뮤지컬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 실관람 & 디즈니+ 스트리밍 비교

by 취향기록노트 2025.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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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뮤지컬 마리아투아네트 캐스트

2024년 3월 15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관람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역의 이지혜, 마그리드 아르노 역의 윤공주,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의 백호 배우가 출연한 회차였다.
최근 디즈니+에서 실황 영상이 공개되며, 스트리밍으로도 작품을 다시 감상할 수 있게 되어 두 가지 형태로 작품을 비교할 기회를 가졌다.

무대에서 만난 이지혜 배우의 마리

관람 전 유튜브에서 넘버 <더는 참지 않아>를 미리 듣고, 부당한 현실에 맞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외침이라 생각해 큰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이 넘버가 프랑스 국민들이 마리를 죄인으로 몰아세우고 뒤집어 씌우며 부르는 곡으로 등장했고, 내가 예상했던 정의로운 맥락과는 전혀 달랐다. 이 반전은 오히려 마리의 처지를 더 안타깝게 느끼게 했고, 이지혜 배우의 절절한 감정 연기까지 더해져 몰입도가 한층 깊어졌다.
재판에서 열거되는 죄목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내용들이었고, 이를 정면으로 마주한 마리의 고통은 무대 위에서 강렬하게 표현되었다. 공연을 본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검색하다가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고, 실제로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를 겪은 인물이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무대 위에서 느껴졌던 그녀의 고통과 두려움이 그 단어에 오롯이 담겨 있는 듯해, 더욱 생생하게 와닿았다.

디즈니+에서 다시 만난 또 다른 해석

최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실황 스트리밍에서는 김소향 배우가 마리 앙투아네트 역을 맡았으며, 마그리드 아르노 역은 정유지, 페르젠 백작은 김도영 배우가 출연한다. 영상 매체의 특성상 클로즈업을 통해 무대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소향 배우의 마리는 절제된 강인함과 결연함이 강조되었고, 정유지 배우의 마그리드 아르노는 분노와 신념을 더욱 직선적으로 표현했다. 실황 영상 덕분에 각 인물들의 감정선이 보다 뚜렷하게 느껴졌으며, 각기 다른 배우들의 해석을 비교하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서사 속 메시지와 감정의 밀도

작품은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도 한 인간으로서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려내고자 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과 같은 서사는 다소 과한 설정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그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나'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존재에게 향하는 혐오의 폭력성이 얼마나 쉽게 정당화되는지를 묻고 있으며, 마리를 단순한 상징적 인물이 아닌, 어머니이자 인간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실제 역사와의 간극을 느끼면서도, 극적인 서사를 통해 관객에게 감정적으로 강한 울림을 전한다.

실관람과 스트리밍, 두 방식의 감상

실관람을 통해 체험한 무대 위의 에너지와 현장감은 확실히 특별했다. 동시에 스트리밍은 다양한 각도에서 인물의 심리를 조명해주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들어 주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각기 다른 감동을 전해주었고,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일관되게 명확하게 전달되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인물을 단순한 역사적 인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억압받은 한 사람으로 재조명하는 이 작품의 시도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 관람일: 2024년 3월 15일
📍 실관람 캐스트: 마리 앙투아네트(이지혜), 마그리드 아르노(윤공주), 페르젠 백작(백호)
🎥 스트리밍 캐스트: 마리 앙투아네트(김소향), 마그리드 아르노(정유지), 페르젠 백작(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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