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정보
- 관람일자: 2022년 6월 18일
- 관람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관람 캐스트:
- 그윈플렌: 박은태
- 우르수스: 민영기
- 조시아나 여공작: 신영숙
- 데아: 이수빈
작품 소개 & 줄거리 요약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 위에 세워진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귀족들의 쾌락을 위해 기형적인 얼굴로 만들어진 소년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릴 적 입이 찢기는 수술을 받은 뒤 눈보라 속에 버려진 그윈플렌은 얼어붙은 어머니의 품에서 아기 데아를 발견하고,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세월이 흐른 뒤, 그윈플렌은 괴물 같은 얼굴을 가진 광대로 성장해 유럽 전역에서 유명세를 얻게 된다. 그의 공연을 본 조시아나 여공작은 그윈플렌에게 매혹되고, 그윈플렌은 처음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느끼며 혼란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눈물의 성’이라는 감옥에 끌려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세 사람의 평온했던 삶은 뒤집히게 된다. 작품은 계급과 외모, 인간의 존엄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대서사극이다.
무대에서 만난 넘버들의 감정선
가장 인상 깊었던 넘버는 ‘그 눈을 떠’였다. 관람 전 유튜브에서 여러 차례 들었던 곡이지만, 박은태 배우의 실연으로 접했을 때 감정의 밀도는 전혀 달랐다. 절박한 감정을 호소력 있게 담아낸 그의 목소리는 익숙했던 멜로디를 더욱 깊이 있는 감동으로 바꾸어 놓았다. 광대라는 가면 아래 숨겨진 진심이 무대 위에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2막에 등장하는 ‘Can it be’는 그윈플렌이라는 인물의 비극성을 극대화한 곡이었다. 눈물이 맺힌 채 억지로 미소 짓는 장면에서, 박은태 배우는 웃음과 눈물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그의 내면에 쌓인 슬픔과 절망은 객석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
박은태는 그윈플렌이라는 인물을 절제된 감정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표현했다. 웃는 얼굴 뒤에 감춰진 깊은 내면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 연기였다.
신영숙은 조시아나 여공작으로서 ‘내 안의 괴물’ 넘버에서 무대를 장악했다. 노래, 표정, 몸짓 하나하나가 살아 있었고, 조시아나라는 인물의 강렬한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수빈은 데아 역으로 사랑스럽고 순수한 에너지를 무대 위에 따뜻하게 녹여냈다. 인터미션 때 찾아보니,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본 배우였다는 사실이 떠올라 더욱 반가웠다.
민영기는 우르수스로 극의 안정감을 책임졌다. 중심을 잘 잡아주는 연기로, 극 전체를 균형 있게 이끌어갔다.
대극장 무대, 음악, 그리고 잔상
<웃는 남자>는 유럽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스케일과 정교한 무대 전환, 섬세한 조명과 의상 등 대극장 뮤지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압도당할 만한 공연이었다.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하는 솔로 바이올리니스트의 존재는 특히 인상 깊었다. 음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극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하나의 배우처럼 느껴졌고, 전체 흐름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부에서는 스토리가 클리셰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처럼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라면 충분히 설득력을 지닌다.
디즈니+ 실황 스트리밍 정보
현재 <웃는 남자>는 디즈니+에서 실황 스트리밍이 진행 중이다. 공연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이들에게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스트리밍 캐스트:
- 그윈플렌: 박강현
- 우르수스: 양준모
- 조시아나 여공작: 신영숙
- 데아: 민경아
여운 한 줄
“웃는 얼굴을 가졌지만, 가장 슬픈 인생을 살아야 했던 남자”
뮤지컬 <웃는 남자>는 단순히 잘 만든 대극장 작품이 아니라, 진심과 울림을 담은 무대였다. 그윈플렌의 비극적 여정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며, 그날의 잔상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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