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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뮤지컬보다 더 와닿은 영화 〈위키드: 포굿〉 감상기

by 취향기록노트 202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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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키드 포굿영화 위키드 포굿

 

〈위키드: 포굿〉은 2024 영화 〈위키드〉의 파트2에 해당한다. 뮤지컬로 치면 2막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확장한 구조다. 개봉 첫 주에 19일, 21일, 23일 총 세 번 관람했는데 각각 돌비시네마, 돌비시네마 더빙판, 메가박스 부티크관에서 보았다. 다른 환경에서 보니 장면마다 새로운 부분들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1. 1편과의 대칭 구조, 수미상관의 완성

영화는 초반과 마지막에 모두 ‘No One Mourns the Wicked’를 사용해 수미상관을 만든다. 그 사이에는 1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배치되어 있다. 엘파바가 등장할 때 머리를 쓸어 넘기는 제스처, 어린 엘파바가 놀림받는 장면과 어린 글린다가 환호받는 장면의 대조, 그리고 첫 넘버에서 The Wizard and IPopular 일부가 편곡되어 등장하면서 반가운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글린다의 결혼식 장면과 엘파바가 지하감옥으로 내려가는 장면을 교차로 보여주는 연출이다. 결혼식장을 가득 채운 하객들의 모습과 철창에 갇힌 동물들이 번갈아 등장하며,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2. 영화 속 주요 넘버 해석

No Good Deed는 이번 영화의 핵심 장면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강렬했다. 뮤지컬에서는 엘파바가 무대에서 홀로 절규하지만, 영화에서는 네사로즈, 딜라몬드 교수, 피예로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엘파바가 왜 “나의 선행은 항상 벌이 된다”고 믿게 되었는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Wonderful 은 영화에서 색다른 의미를 가진 넘버다. 뮤지컬에서는 마법사와 엘파바만 부르지만, 영화에서는 글린다도 함께 부르면서 엘파바를 설득하려는 구도로 바뀐다. 중간에 Defying Gravity 일부가 편곡되어 엘파바의 파트를 글린다가 부르는 장면은 두 작품 사이의 연결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든다.

For Good은 세 번 모두 울었던 장면이다. 화려한 효과 없이 두 사람의 표정만 클로즈업하며 감정을 전달하는데, 이것만으로도 깊은 우정과 결별의 무게가 충분히 느껴졌다.

3. 새롭게 추가된 두 곡

이번 영화에는 No Place Like Home(엘파바)과 The Girl in the Bubble(글린다) 두 곡이 추가되었다. 엘파바의 곡은 오즈를 떠나는 동물들을 설득하는 장면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글린다의 곡은 그녀가 ‘버블’이라는 화려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특히 버블이 ‘대중 앞에서 유지되는 허상’이라는 상징을 드러내는 방식이 아주 명확했다.

이 곡 덕분에 글린다의 감정선은 뮤지컬보다 훨씬 선명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4. 더빙판의 장점

21일에는 더빙판으로도 관람했는데, 1편에서 느꼈던 어색함이 사라지고 훨씬 자연스러웠다. 특히 새로 추가된 두 곡은 자막 없이 들으니 이해가 빠르고,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가 캐릭터와 잘 맞아 감정 전달이 훨씬 부드러웠다.

5.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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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배우들의 표정과 눈빛을 크게 볼 수 있어 무대 관람과는 또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오페라글라스에서도 잡히지 않는 미세한 감정 표현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영화화의 장점이었다.

아쉬움은 없었다. 오히려 뮤지컬보다 더 보충 설명을 해주는 구조라 서사가 잘 정리된 느낌이었다. 다만 뮤지컬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번 모두 즐거웠고 앞으로도 한 번 더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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