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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영화 <얼굴> 후기 | 시선의 폭력과 잣대의 정체

by 취향기록노트 2025.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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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개

“이 분이 저희 어머니라고요?”
태어나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장을 만드는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에게 경찰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40년 전 실종된 아내이자 어머니 정영희의 백골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것. 얼굴조차 몰랐던 어머니가 살해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임동환은 아버지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PD 김수진과 함께 진실을 추적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청계천 의류 공장 동료들의 기억을 통해, 가려졌던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다.

 

감독: 연상호
주연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개봉 연도: 2025년

영화 얼굴영화 얼굴


🕵️ 영화의 핵심 메시지

<얼굴>은 단순한 미스터리나 스릴러가 아니다. 영화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잣대가 한 사람을 어떻게 괴물로 만들고, 결국 파멸로 몰아가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임영규는 스스로 아름다움의 기준조차 갖고 있지 않았지만, 세상이 던진 ‘괴물’이라는 낙인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가 끝내 아내를 살해하게 되는 과정은 자격지심, 왜곡된 욕망, 사회의 편견이 겹쳐진 결과였다.

💬 기억에 남는 대사

영화 속 정영희의 대사 ―

“나쁜 사람이 착한 척 하면, 나쁜 사람이에요? 착한 사람이에요?”

 

이 문장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처럼 다가왔다. 인간을 단순히 착하다/나쁘다, 아름답다/괴물 같다로 재단하는 시선이 얼마나 허술하고 폭력적인지 날카롭게 드러낸다.

🎭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권해효박정민의 연기였다. 두 배우 모두 인물의 내면을 압도적으로 표현해내며 극의 무게를 단단히 붙잡았다. 권해효는 임영규의 자격지심과 분노, 그리고 무너져 가는 내면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냈고, 박정민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진정성 있게 소화했다.

영화는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톤을 유지하지만, 두 배우의 연기 덕분에 오히려 몰입도가 높게 느껴졌다. 관객으로 하여금 시선을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은 결국 배우들의 디테일한 표현과 호흡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총평

<얼굴>은 불편한 질문을 끝내 외면하지 못하게 한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누구의 것인지, 그리고 그 기준을 휘두르는 일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 영화를 보고 난 뒤, 나 역시 내 안의 시선과 언어가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별점: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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