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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2025)' 후기 | 기예르모 델 토로의 괴물과 인간 이야기

by 취향기록노트 202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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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랑켄슈타인영화 프랑켄슈타인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스트리밍: 2025년 11월 7일 넷플릭스 공개

1. 보게 된 계기

얼마 전 영화관에서 <프랑켄슈타인: 더 뮤지컬 라이브>를 본 이후로 작품 자체에 관심이 깊어졌다. 어릴 때 막연하게 머리에 철심이 박힌 전형적인 ‘괴물 캐릭터’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정작 작품 이야기는 인간 같은 괴물과 괴물 같은 인간을 대비시키며 복잡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마침 넷플릭스에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이 공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보게 됐다. 이전에 봤던 그의 작품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피노키오> 두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중에서도 가장 고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2. 작품 소개

영화 프랑켄슈타인영화 프랑켄슈타인

  • “신이 되려 한 자, 괴물이 될지니.”
  •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작품.
  • 천재적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조직을 붙여 생명체를 만들어낸 뒤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다.
  • 창조자와 창조물이 서로를 파멸로 몰아가는 과정 속에서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3. 감상 포인트

① 빅터의 성장 배경과 ‘무책임함’

빅터는 부유하게 자랐지만 정서적으로는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환경이었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엄격하고 체벌이 심한 인물. 그런 영향인지, 자신이 만든 창조물을 대하는 태도 역시 아버지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막 깨어난 존재는 덩치는 크지만 사실상 갓 태어난 어린아이와 다름없다. A부터 Z까지 천천히 가르치고 책임져야 하는데, 빅터는 그에게 소리 지르고 다그치고 결국엔 괴물이라 부르며 묶어두고 폭력을 행사한다. 마지막엔 성에 불을 지르고 도망치기까지 한다. 이 부분은 빅터라는 인물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잔혹할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② 괴물의 ‘배움’과 인간성

버림받은 괴물은 숲을 떠돌다 한 마을 근처에 머물게 되는데,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그를 ‘숲의 정령’이라 여기며 최소한의 호의와 음식 정도는 나눠준다.

특히 장님인 할아버지와 단둘이 지내게 되는 시간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늘한 장면이다. 할아버지는 괴물의 외형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그를 사람으로 대한다. 괴물은 이 시기를 통해 말하는 법, 글자를 배우고, 할아버지가 추천해준 책들을 읽으며 스스로 사고를 확장한다.

그래서 괴물의 나레이션은 이상할 만큼 문학적이고 인간적이다. 심지어 창조자인 빅터보다 더 인간같다.

4. 새롭게 느낀 지점

처음에는 “머리에 철심 박힌 괴물” 이미지 정도로 기억했던 프랑켄슈타인이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괴물 같은 인간과, 인간 같은 괴물 중 누가 진짜 괴물인가?”라는 생각에 다달았다.

괴물은 결국 사랑받고 싶어 하고, 함께할 존재 하나만 있다면 살 수 있을 것 같은 존재였다. 반면 빅터는 생명을 창조해놓고도 그 책임을 끝까지 외면한다. 둘 중 누가 더 위험한 존재인지, 그리고 누가 더 외롭고 고통스러운 존재인지 영화는 마지막까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5. 총평

기예르모 델 토로 특유의 몽환적이고 잔혹한 미학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었다. 괴물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순간이 많았고, 원작 소설이 왜 지금까지 회자되는지 다시 체감할 수 있었다. 인간을 닮고자 한 괴물과, 신이 되고자 한 인간. 이 대비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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