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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뮤지컬

뮤지컬 레드북 2025|3번째 관람 앞둔 기대 후기 (2021·2023 리뷰 포함)

by 취향기록노트 2025.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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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뮤지컬 '레드북' 캐스트2021.08.08 뮤지컬 레드북 캐스트2023.04.08 뮤지컬 레드북 캐스트뮤지컬 '레드북'
뮤지컬 '레드북'

2025년 사연

기간 : 2025.09.23 ~ 2025.12.07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캐스트 :
안나 역: 옥주현, 아이비, 민경아
브라운 역: 송원근, 지현우, 김성식
로렐라이 역: 지현준, 조풍래
바이올렛/도로시 역: 한세라, 한보라
존슨/앤디 역: 원종환, 김대종
헨리/잭 역: 김승용, 장재웅
줄리아 역: 이지윤, 윤데보라
코렐 역: 김연진, 노지연
메리 역: 김혜미, 서은지
앙상블: 김대식, 김성현, 김초하, 임수준, 윤다연, 한창훈, 이종찬 (스윙), 서은혜 (스윙)


 

뮤지컬 <레드북>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을 배경으로, 외설적인 글을 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받는 여성 작가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브라운’이 서로 다른 세계를 마주하며 충돌하고, 점차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써 내려가는 안나의 여정은, 유쾌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전한다.

여성 주체 서사, ‘나를 말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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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북>의 중심에는 단연코 ‘여성의 목소리’가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적인 도덕 관념 속에서 안나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솔직하게 글로 써 내려가며, 세상에 당당히 자신을 드러낸다. 대표 넘버 ‘나는 야한 여자’는 단순한 도발이 아닌, 억눌려온 감정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담은 노래다. 처음엔 웃음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관객은 그 가사에 담긴 진심을 읽고 마음 깊이 울림을 느끼게 된다.

특히 대표 넘버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선 선언이다. 여성의 존재, 감정, 선택, 목소리를 ‘스스로의 언어’로 말하는 용기. 2021년 관람 당시, 차지연 배우의 이 넘버는 공연장의 공기마저 바꿔버릴 만큼 압도적인 울림을 전했다. 무대 위에서 배우가 울고, 관객이 울고, 모두가 숨죽인 채 감정의 파동을 함께했다.

배우들의 합 – 서사를 완성하는 디테일

<레드북>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와 앙상블의 합’이다. 2023년에는 박진주 배우가 ‘안나’ 역을 맡으며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예능에서 보던 밝고 장난기 많은 이미지와 달리, 무대에서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에너지와 섬세한 감정선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나는 야한 여자’와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을 부르는 장면에서 박진주는 완전히 캐릭터가 되어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도로시, 바이올렛, 로렐라이를 오가며 활약한 한보라 배우는 진정한 멀티플레이어였다.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발성, 춤까지, 단순한 조연을 넘어서 안나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의 균형을 잡았다. 이 작품은 결국 배우들의 ‘호흡’과 ‘조화’가 완성도를 결정짓는다.

다시 넘기고 싶은 레드북의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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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북>은 메시지가 분명하면서도 결코 관객에게 ‘설교’하지 않는 작품이다. ‘난 뭐지’와 같은 넘버를 통해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감정을 재치 있게 풀어내고, ‘레드북을 읽고 난 후’에서는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이처럼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고도 섬세하게 풀어낸 점이 <레드북>의 가장 큰 미덕이다.

2025년 9월 23일부터 12월 7일까지 다시 막을 올리는 <레드북>.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다. OST가 없는 것이 아쉬울 만큼 완성도 높은 넘버, 기억에 남는 대사와 감정선,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까지. 여전히 유효한 여성 서사와 따뜻한 연대의 메시지를 품은 이 작품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하다.

다시 한 번 <레드북>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 시간이다. 그 감동은,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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