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일,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베르테르>를 관람했다. 원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과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블 3열에서 본 공연의 생생한 후기와 인상적인 장면들을 정리했다.
중블 3열에서 느낀 몰입감
이번 공연은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 중블 3열이라는 매우 가까운 자리에서 관람했다.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위치라 마치 무대 속에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긴장감도 있었다. 눈앞에서 배우들이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순간, 내가 졸면 바로 들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공연 중 피아노 선율이 너무 서정적이고 잔잔해서 졸음이 몰려오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선이 생생히 전해져서 정신을 다잡고 공연에 더 집중하려고 애썼다. 특히 푸른 엉덩이꽃 이야기를 할 때, 이지혜 롯데가 마치 내 눈을 바라보며 얘기하는 것 같아 심장이 순간 멈춘 듯했다. 이런 몰입감은 중블 3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서정적인 피아노 넘버와 연출
뮤지컬 <베르테르>의 음악은 마치 '피아노 소곡집'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분위기로 가득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 중심의 음악은 섬세하고 따뜻한 감정을 담아냈다. 베르테르가 롯데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은 마치 한 편의 클래식 음악회를 듣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다만, 잔잔한 피아노 넘버는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했다. 음악은 감성적이고 아름다웠지만, 때때로 긴장이 풀리며 졸음이 오는 순간이 있었다. 그래도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노래 덕분에 다시 몰입할 수 있었다. 디큐브 아트센터의 음향 시스템 덕분에 피아노 소리가 무대 전체에 맑게 울려 퍼졌고, 그 사운드는 무척 인상 깊었다. <베르테르>는 단순히 사랑의 비극만을 그리지 않는다. 청춘이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부딪히는 감정의 파동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캐릭터와 인상 깊은 순간들
<베르테르>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으로, 베르테르와 롯데, 그리고 알베르트의 삼각관계가 중심을 이룬다. 이번 관극에서 나는 조금 색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최근 본 ‘나는 솔로’ 프로그램의 영향 때문인지, 베르테르가 마치 24영식 캐릭터처럼 느껴졌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잘생긴 사람이 했으면 설렐 말도, 그렇지 않으면 민망할 수 있다’는 글귀가 공연을 보며 계속 떠올랐다. 롯데는 특별히 플러팅을 하지 않았는데, 베르테르만 혼자 마음을 키우는 모습은 때로는 안타깝게 보였다.
또, 공연 후 어린 관객이 “엄마, 알베르트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묻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속으로 ‘알베르트는 오히려 대인배야...!’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베르테르의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사랑과 책임을 상징하는 캐릭터였다. 이런 캐릭터 간 대비 덕분에 <베르테르>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인물들의 감정선과 관계를 깊게 보여준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봄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주는 잔잔한 매력과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의 뛰어난 음향이 잘 어우러졌다. 중블 3열에서 본 배우들의 표정과 시선은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졸릴 정도로 평온했지만, 그만큼 <베르테르>만의 차분하고 클래식한 매력이 잘 살아 있었다.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작품을 찾는 사람이라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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