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기간 : 2025.05.29~2025.08.24
- 공연장 : 대학로 TOM(티오엠) 1관
무더운 여름, 가볍게 웃고 힐링할 수 있는 뮤지컬을 찾고 있다면 ‘차미’만큼 좋은 선택은 드물다. SNS 속 완벽한 ‘차미’와 현실 속 불완전한 ‘차미호’의 이야기를 통해 2030세대의 자아와 욕망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 작품은, 최근 커튼콜위크와 맞물려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뮤지컬 차미의 관람 포인트와 배우들의 매력, 그리고 실제 관람 후기까지 함께 정리해본다.
차미의 이야기와 감정선
뮤지컬 <차미>는 현실의 자아와 SNS 속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차미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일상에서 자신감 없는 취준생인 차미호는, SNS를 통해 가상의 자아 ‘차미’를 만들어내며 사회적 인정과 사랑을 받고자 한다. 이 설정은 오늘날 MZ세대가 겪는 자존감 문제와 SNS 중독, 비교 심리 등을 날카롭게 짚어내며 공감을 자아낸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코미디 터치가 가미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차미호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진짜 자아를 인정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SNS에서 ‘좋아요’와 ‘팔로워’ 수치에 휘둘리는 오늘날, 과연 우리는 어떤 자아를 진짜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되묻게 만든다. 공연의 흐름은 빠르고 경쾌하며, 극 중 삽입된 넘버들도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스토리와 음악의 균형이 뛰어나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유머는 무더운 여름에도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실제로 필자 또한 이번 공연을 통해 약간의 힐링을 느낄 수 있었고, ‘가볍게 보기 좋은 극’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관객 반응과 커튼콜 분위기
최근 뮤지컬 차미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진행된 커튼콜위크 덕분에 더욱 많은 관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어냈다. 특히 커튼콜 무대에서는 배우들과 관객이 호흡을 맞추며 공연의 여운을 함께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현장에서의 관객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회전문 관객, 즉 반복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다수 보였고, 극 중 리액션 포인트마다 객석이 크게 웃음으로 가득 찼다. 김준영 배우의 유쾌한 연기는 특히 객석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무대 위에서의 자연스러운 애드리브와 호흡이 돋보였다. 또한 이번 관람에서는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 '차다혜'를 연기했던 홍나현 배우가 차미 역할로 캐스팅 되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홍나현 배우의 무대는 변함없는 명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했으며, 절제된 감정 연기와 디테일한 표현력이 인상 깊었다. 배우들의 집중력 있는 연기 덕분에 관객들은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고, 이는 높은 만족도로 이어졌다.
캐스트별 개성과 연기력 비교
뮤지컬 차미의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는 각 배우들이 표현하는 ‘차미’와 ‘차미호’의 온도 차이이다. 동일한 캐릭터지만 배우에 따라 연기 스타일이 다르게 표현되어 매번 다른 느낌을 전달받게 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허혜진 배우의 차미호 연기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단아하고 서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엉뚱하고 발랄한 면모를 표현하며 전혀 다른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황순종 역할의 고대남 배우는 ‘순종적’인 느낌과 달리, 재치있는 캐릭터 해석으로 신선함을 주었다. 그의 청아한 목소리는 극 전체에 안정감을 더했으며, 감정선이 흔들릴 때에도 몰입감을 유지하는 데 탁월한 힘을 발휘했다. 또한 홍나현 배우는 극의 활기를 불어넣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넘버 중간의 강한 발성과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홍나현 배우는 감정선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뮤지컬 차미의 핵심인 ‘자아의 변화’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이처럼 각 캐릭터마다 확실한 색깔이 존재하기에, 회전문 관객들이 다시 찾게 되는 이유도 충분히 이해된다.
추천
뮤지컬 차미는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공연을 넘어, 자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함께 던져주는 작품이다. 특히 여름철 무거운 극이 부담스러운 관객들에게 가볍게 보면서도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번 커튼콜위크와 같이 특별한 행사와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는 관람 경험이 될 것이니, 대학로에 가볍게 한 번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