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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없이 못 볼 뮤지컬 <아이다> (앵콜 종료, 리뉴얼 기대, 감성 회고)

by 취향기록노트 2025. 7. 3.

2022.08.05 뮤지컬 '아이다' 캐스트

뮤지컬 <아이다>는 디즈니 씨어트리컬이 제작한 전설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 이후 2022년 마지막 앵콜 공연까지 관객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아온 작품입니다. 본래 2020년을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조기에 종료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2022년 앵콜 공연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버전의 리뉴얼을 예고하며,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아이다>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그 이상으로, 자유와 억압, 신념과 운명,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황홀한 무대 색감, ‘Dance of the Robe’에서 터지는 감정

뮤지컬 <아이다>의 무대는 시각적 황홀함 그 자체입니다. 오프닝부터 비춰지는 색감은 마치 <라이언킹>을 연상케 하며, 이집트와 누비아를 상징하는 색채와 조명의 활용이 단순히 배경을 넘어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표현합니다. 특히 누비아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이 터져 나오는 <Dance of the Robe>는 많은 관객의 눈물 버튼을 작동시키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아이다가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민족을 향해 노래하는 이 장면은 단순한 의상 시연이 아닌, 억압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자존을 지키려는 외침으로 해석됩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로브 퍼포먼스와 조명의 강렬한 대비는 “내가 누비아인이라도 된 마냥 눈물이 났다”는 관객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이후 1막 마지막 넘버인 <The Gods Love Nubia>에서도 집단적 정서가 폭발적으로 분출되며, 단순히 슬픈 노래가 아닌 ‘공감과 연대의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아이다와 암네리스, 운명 앞에서의 대조적 감정선

<아이다>의 또 다른 핵심은 세 주인공의 관계에 녹아든 내면의 변화입니다. 아이다는 <Easy as Life>에서 신을 향해 도전하듯, 냉소하듯 절규합니다. “모든 것이 쉬웠다면 나는 지금 이 고통을 모르고 살 수 있었을 텐데”라는 메시지는 누비아 공주로서의 책임과 사랑 사이에서의 내적 갈등을 폭발적으로 담아냅니다. 오페라글라스를 통해 보지 않았다면 놓쳤을 섬세한 표정 연기는 이 장면을 더욱 잊지 못하게 만듭니다. 눈물을 흘리며 흔들리는 눈동자, 내면의 분열을 상징하듯 흔들리는 호흡은 무대를 더욱 감정적으로 압도합니다. 한편, 암네리스의 변화도 인상 깊습니다. 1막에서 통통 튀던 그녀는 2막에 들어서며 <I Know the Truth>를 부르며 모든 것을 감내한 이집트의 왕녀로 변모합니다. 그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노래할 때 보인 눈물은, 상처 입은 채 존엄을 지키려는 인물의 결의로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앙상블과 군무,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 무대

뮤지컬 <아이다>는 단순한 주인공 중심 서사가 아닌, 앙상블이 또 하나의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Another Pyramid>에서는 이집트의 남성 앙상블이 무대 전체를 장악하며,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조명 전환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공연 후 커튼콜에서도 남자 앙상블 군무가 단연 화제였고, “이집트 엑소”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압도적인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빨래터 장면에서는 누비아인들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가 극 전체의 공기와 호흡을 만들어냅니다. 네헤브카가 부르는 <The Gods Love Nubia>에서 터져 나오는 눈물,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대화를 엿듣는 누비아인들의 눈빛, 이 모든 것들이 무대를 채우며 ‘집단의 감정’이라는 서사를 완성합니다. 특히 <The Gods Love Nubia>는 누비아 공동체의 집단적 한(恨)과 희망이 동시에 느껴지는 명장면으로, 많은 한국 관객들이 일제강점기나 분단의 아픔을 떠올리며 공감한 바 있습니다.
뮤지컬 <아이다>는 2022년 앵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무대를 기억하는 관객들의 후기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고,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공연”이라는 평가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무대, 음악, 배우, 그리고 관객이 함께 만들어낸 감정의 총체는 단순히 하나의 공연을 넘어 하나의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다>는 리뉴얼 버전으로 돌아올 예정이며, 새로운 프로덕션에서는 어떤 해석과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이다와 암네리스, 라다메스와 누비아인들, 그리고 수많은 군무와 노래가 다시 무대에 올라오기를 바랍니다. 뮤지컬 <아이다>, 안녕이 아닌, 다시 만날 때까지.